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볼까 해요.
글의 내용이 다소 우울할 수도 있는데 아 그랬구나 정도로 가볍게 들어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2017년 11월, 18주가 조금 넘은 시기에 갑작스럽게 유산을 겪었어요. 귤이 유난이도 맛있던 18주였는데 배가 이상해서 화장실에 갔다가 양막이 질 밖으로 나와버려 양수가 빵하고 터졌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기에 이게 양수가 터져버린건지 뭔지 상황 파악이 안되더라구요. 급히 병원으로 갔지만 이미 자궁내 양수는 모두 빠져나와 버린 상태였고 양수가 없인 아이는 살 수 없기에 유도분만을 해서 아이를 그렇게 보냈습니다. 당시 저의 느낌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것에 절망했고 양수가 없어 죽어가는 아이를 출산과 똑같이 진통을 하며 낳아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채 보내야한다는 잔인한 현실에 화가났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인연이 아니였길, 아직 우리 가족에게 올 시기가 아니였길, 꼭 다시 만나기를, 속으로 되내이며 위로하며 이 또한 지나가길 바라는 것 뿐이었어요.
당시 의사 말로는 원인은 정확히 알수 없으나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의심된다하여 다음번 임신시에는 맥도날드 수술이라고 경부를 묶어주는 수술을 필수로 해야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첫번째 글에서 적었듯 유산 이후로 아이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러나 첫 아이때부터 갖고 있던 자궁근종이 자궁경부무력증의 원인일 수도 있다하여 올해 19년 4월 자궁근종 제거와 함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임신 준비를 시작했어요. 근종제거 수술 후 3개월간은 임신을 하면 위험하여서 3개월이 지나고 한번에 임신이 되어서 남편이나 저나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기쁨도 잠시 유산의 경험으로 이번엔 아이를 꼭 지켜야한다는 마음에 여기저기 병원과 수술 방법 등등 알아본 결과 동탄에 맥도날드 수술에 신적인 전문의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분이 운영하시는 카페에 들어가 많은 정보들을 보고 배웠어요. 저랑 같은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짠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보통 12주~ 14주에 맥수술을 권유한다고 한다. - 예방맥
16주가 지나면 산모 상태에 따라 수술 하기가 힘들어지기도 하고 경부무력증이 없는 산모가 16주가 지나서 태아가 무거워짐에 따라 경부길이 짧아지기도 하고 경부가 열리기도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하는데이때도 응급으로 맥수술을 하기도 함. - 응급맥
그리고 동탄제일병원 박문일 교수님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보통은 자궁 경부를 한번 묶는데 박문일 교수님은 두 번을 묶어주는 더블맥 수술을 최초로 개발 하신 분이라고 소문이 아주 자자하더라고요. 이왕 수술하는거 더 안전하게 했음 하는 바램에 제가 사는 곳과 1시간 반정도가 걸리지만 동탄에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저의 경우는 과거 병력에 따라 예방맥을 하기위해 12주차에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동탄제일병원 - 박문일 교수
소문대로 환자들이 정말 많았고 오전 11시 20분 예약했는데 대기시간만 두시간을 기다렸어요. 역시 명성대로 박문일 교수 대기환자가 많기도 하고 진료 중간중간 수술도 같이 하시는것 같았어요. 꼭 예약하고 가야돼요. 간신히 기다려 진료를 받았어요. 유산 경험에 대해 얘기하고 초음파 검사를 시작했는데
첫 진료때 검사는 - 경부 강도, 자궁경부길이 체크, 필요에 따라 균검사 실시 경부 강도는 90%가 넘었고 경부길이는 3.9로 좋았음 그래서 전 수술 할필요가 없다고 진단 결과가 나오길 은근 기대했어요. 자궁근종 수술 할 때 너무 힘들어서 자궁 관련 수술은 너무 하기 싫었거든요. 하지만 의사선생님 말씀은 경부길도 좋고 강도도 좋지만 과거에 그런 경험이 있으므로 맥수술을 안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리셨어요. 또 언제 경부길이나 강도가 변할지 모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바로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전 검사(피검사, x-ray)등 을 하고 수술날을 기다렸습니다.
입원 당일(9월 24~9월 27일)
9월 24일 오후에 입원을 했고 남편과 첫째가 함께 왔지만 하룻밤만 자고 갈 계획이라 굳이 1인실을 하지 않아도 됐는데 그래도 혼자 편히 있고싶었어요. 워낙 환자분들이 많아서 1인실 잡기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가서 기대를 안했는데 다행히 1인실 한자리가 있었어요.
입원 기간이 총 3박 4일인데 첫째아이와 함께 3박4일을 병원에 있긴 절대 불가능할거 같아 입원 당일, 수술 당일 1박 2일만 함께 있고 나머지는 병원에 혼자 있기로 결정했어요. 남편과 아이는 집으로 내려가 아이는 어린이집 가고 남편은 집안일 아이케어 하기로 했습니다.
수술 당일
오전에 수액 달고 항생제 알레르기 검사를 하고 전날 12시 부터 금식, 당일 수술부위 제모, 수술은 하반신 마취로 진행했고 수술 하는 동안은 수면마취를 했는데 눈 떠보니 수술 끝나있었어요. 수술 끝나고 마취가 안풀려서 그런지 아프지도 않고 그냥 자다가 일어난 느낌이었어요.
제일 괴로웠던건 소변줄, 수술 끝난 직후부터 12시간을 누워서 꼼짝도 못하는데 허리가 너무 베겨서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또 금식, 물 섭취 금지
꼼짝않고 있어야 하고 물, 식사가 전혀 안되니까 보호자가 있어도 챙겨줄것이 딱히 없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니까 슬슬 아랫배 통증도 심해지고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졌어요. 무통주사를 맞았는데 전 무통주사 효과를 정말 못봤어요. 근종 수술 했을 때도 무통주사 맞았는데 너무 아파서 정말 계속 끙끙되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오후 쯤 남편과 첫째아이는 집으로 내려갔고 가기전에 침대 옆 자그마한 책상에 물, 빨대, 리모콘, 간호사분 연락처 등등 챙겨주고 남편과 아이와 이별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아프진 않고 버틸만했어요. 다음날 소변줄을 뺏는데 뺄땐 안아팠는데 소변볼때 진짜 이런 극강의 고통은 처음이었어요. 방광이 찢어지는듯한 고통이었는데 소변줄 끼워놨다가 빼서 통증이 있는거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소변을 봐도 통증때문에 시원하게 못보고 잔소변이 남아있는듯한 느낌이 계속 있어요.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도 같은 통증이 생기네요. 입원기간 내 진료 두차례 정도 받고 퇴원 당일 남편이 와서 무사히 청주로 왔어요. 여러분 건강과 집이 최고에요.
제가 경험한 더블맥 수술 경험 결론은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요.
견딜만 합니다.
보호자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대부분 남편이 회사 휴가를 내고 간병을 하기에 무리하며 남편이 옆에 있을 필요는 없다. 있으면 있는대로 좋다. 입니다.
수술 후 주의사항
수술 후 2주간은 병원 입원 생활과 동일시
-무리한 활동 자체
-무거운것 들기 금지
-최소 28주까지는 집안일 금지 (28주의 기준은 28주가 지나서 아이가 나오면 그래도 살아갈 수 있지만 그 전에 나오게 되면 힘들기 때문에)
-변비예방(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음)
현재 시점으로 나는 수술한지 3주 지났는데 수술전과 동일하게 생활하고 있어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고 남편 직장이 멀어서 늘 늦게 퇴근하여 수술 전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처지네요. 그리고 더블맥, 일반맥 수술하신 분들보면 가사도우미나 친정생활, 시댁에 아이맡기기 하시면서 누워있는 생활을 출산 전까지 유지하시는데 전 체질상 누워있는게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그렇다고 부지런한 성격도 아닌데 가만히 누워있으려니 우울해지고 답답하더라고요. 물론 조심해야하니 참고 누워있겠지만 전 조심하는것도 좋지만 스트레스 즉 마음상태가 평온한게 1순위라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수술 후 누워있는 생활을 하든 어쩔수 없이 움직여야 하든 스트레스 안받는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응급맥 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수술 후 누워계셔야 해요.
수술한지 얼마 안됐을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솔직히 수술했나 싶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요. 그래도 무리하게 걷는다거나 무거운것을 든다거나 쭈그려 앉기는 최대한 안하고 그리고 집안일 하다가 힘들면 무조건 눕고 아이를 안는다거나 몸으로 놀아주는것 등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근데 아이 보다보면 허리 숙이고 쭈그려 앉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네요.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것은 아이가 5살이라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수술 후 3주가 지난 지금 시점까지는 경부길이도 좋고 강도 또한 좋게 나왔어요. 저 또한 늘 조심하고 있고 뱃속의 하마(태명) 역시 주수에 맞게 잘크고 있어서 지금 이대로만 유지 잘되서 꼭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글을 마칠게요.
저의 경험이 저와 같은 상황에 계시는 분들께 도움과 위안이 되셨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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